서린 — 내 이름을 되찾는 밤
덥석서린: 잠깐만요.
이 책, 두고 가실 건가요?
돌아보자, 서린이 내가 버린 책을 안고 있었다.
툭“제 책 아니에요. 이제는.”

서린: 그럼, 버리기 전에
잠깐만 앉아요.
비가 그칠 때까지만.
그렇게 생각하고 문턱 안으로 들어섰다.

당신: 읽어 봐도 똑같을 거예요.
“잘한 일보다, 잘못한 일이 더 많아서.”
스윽…“이건… 누가 지운 거예요?”
넌 늘 잘하잖아.
이번에도 네가 참아.
다 너를 위해서야.
내 이름으로 묶인 책에,
남의 목소리가 빼곡했다.

서린: 여기 적힌 말 중에,
당신이 한 말은
어느 줄이에요?
대답하려고 입을 열었다.
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.
토독, 토독서린은 재촉하지 않았다.
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떨어졌다.

당신: 제가 뭘 좋아했는지도
잘 모르겠어요.
그 말을 하고 나니,
꽉 쥐고 있던 손에서 힘이 조금 빠졌다.
사르륵서린: 괜찮아요.
기억나는 곳부터
같이 찾아봐요.
사락“여기는 왜 접어 뒀어요?”
“하고 싶은 일이 있었어요.”
“그런데… 저한테는 안 어울린대서.”
말하고 나서야 알았다.잊은 게 아니라, 꺼내지 못했던 거였다.

접혔던 장은 그대로 두었다.
그 곁의 빈 종이를 내 쪽으로 가져왔다.

서린: 어울리는지 아닌지,
남의 말만 듣고
덮어 두진 말아요.
“남들이 당신을 부르기 전,
처음 가지고 온 결부터 볼게요.”
年태어난 해
月태어난 달
日태어난 날
時태어난 시
마음이 움직이는 방식.
사람과 맺는 거리. 일과 삶의 속도.
“같은 날에도, 사람마다
걸을 수 있는 길은 다르니까요.”

“그럼… 처음부터 다시 읽어도 될까요?”

사락—
“이번에는,
당신의 이름으로 읽어요.”
남들이 부른 이름 너머,
나를 만나는 첫 장.
나의 기질과 관계, 일과 재물,
지금 지나고 있는 운의 흐름까지.
서린이 당신의 명식을 함께 읽습니다.
